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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이어 월세난이다. 몇년 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월세시장도 수급 불안에 가격 상승까지 겹쳤다.

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전국 월간 주택종합(공동주택·다세대연립·단독다가구) 기준 월세수급동향 지수는 104.8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공급과 수요를 0에서 200 사이로 점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공급 대비 수요가 더 많다는 뜻이다.파워사다리

이는 관련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5년 7월 이래 역대 최고치다. 지수는 최근 약 5년 동안 기준치 아래 머물다가 지난 9월 101.2로 100을 넘겼다. 이후에도 수요 증가 영향으로 지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월세 수급난이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은 월세수급동향 지수가 지난 달 112.9를 기록, 월세난까지 이중고다. 서울 아파트만 놓고 볼 때 월세수급지수는 121.6로 나타났다. 인천(107.0) 경기(110.5)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수도권 평균 월세수급지수는 111.0으로 집계됐다.

지방도 지난달 수급지수가 98.9로 나타나 기준치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지방 월세수급지수는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전인 6월 86.5에서 최근 5개월 동안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대구(116.0) 세종(110.2) 충남(108.1) 광주(102.6) 울산(100.6) 등이 이미 기준치를 넘었고 충북(95.9) 경남(95.6) 강원(94.5) 경북(94.9) 등도 상승 추세다.

이는 월셋값 상승세로 이어졌다. 지난달 전국 월셋값 상승률은 0.18%로 전월(0.12%) 대비 확대돼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 품귀 현상으로 월세 전환이 일어나며 준전세(전세에 가까운 월세·월세의 20년치 초과) 상승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준월세 상승률은 0.48%로 전월(0.29%) 대비 급격히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2015년 6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전세대란에 이어 나타난 월세난은 단순히 가격 급등세에 그치지 않고 집주인의 ‘세금 전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부터 재산세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 일부에서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그럼에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자 수급 불안이 커지고 세입자가 집주인의 무리한 요구에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금 인상이 노후 은퇴자의 가처분 소득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월세 전환이나 임대료 인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에 따라 월세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지난 9월 전월세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로 낮췄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계약을 월세로 변경할 때 임대료를 제한하는 규제다. 이는 기존 계약에만 적용되고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전세대란에 월셋집이라도 구해보려는 신규 세입자들의 불안이 커진다.월셋값 상승세가 장기화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월셋값 상승은 전셋값 급등의 영향이 가장 크다”면서 “집주인이 월세를 올려 세금 인상분에 대한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고 싶어도 지역 내 전세 수급 상황에 따라 실현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지 기자 joy8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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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 농장서도 고병원성 AI 확진
10월 이후 전국 야생조류에서 12건 발생
정부, 가금류 56만마리 살처분 등 방역 강화

2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돼 농장 인근 도로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돼 농장 인근 도로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에 이어 경북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추가로 발생했다. 유럽과 주변국에서 건너온 야생조류를 중심으로 발생하던 고병원성 AI가 방역 차단막을 뚫고 농장 침투를 본격화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소독 횟수를 늘리는 등 방역조치 강화에 나섰다.파워사다리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경북 상주시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H5N8형)가 발생했다고 2일 밝혔다. “산란계 폐사가 늘고 사료 섭취가 줄었다”는 해당 농장의 의심 신고에 따라 전날 방역당국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올해 야생조류가 아닌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난 것은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시 육용오리 농장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방역당국은 즉시 발생농장에 있는 닭 18만8,000마리와 해당 농가가 소유한 다른 농장의 메추리 12만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나섰다. 발생농장 인근 3㎞ 내 가금농장 3곳의 닭 25만1,000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해 살처분 대상은 총 55만9,000마리에 달한다.

아울러 경북·충남·충북·세종에는 3일 오후 9시까지, 강원에는 이날 오후 9시까지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발령 대상은 가금농장, 축산시설, 축산 차량 등이다.

고병원성 AI 국내 농장 발생은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10월부터 전국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12건 검출됐는데,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는 철새 유입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생조류의 출발지인 유럽에선 올해 들어 총 74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해보다 82배 증가한 규모다. 고병원성 AI가 국내에 상륙한 2003년 이후, 야생조류에서 가금농가로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은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방역당국은 추가적인 농장 전파를 차단하는 데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먼저 국내 산란계 밀집사육단지 11곳에 대해 통제초소에서 출입 차량과 사람을 철저히 소독하도록 하는 동시에 사육단지 진입로에 대한 소독 횟수를 매일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렸다. 전국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화 예찰도 격주에서 주 1회 실시로 강화했고, 경북과 전북 지역의 산란계 농장은 월 2회 AI 검사를 받도록 했다.

농장 간 교차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발생농장과 차량을 공유한 가금농장에 대해선 14일 간 이동을 제한하고, 가금류의 AI 감염 여부를 정밀 검사할 계획이다. 발생농장 방문 차량에 대해선 마지막 방문일로부터 7일 간 이동 제한이 실시된다. 또 달걀운반 차량은 앞으로 하루에 한 농장만 방문하도록 했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전국 어디서나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농가는 99%의 방역을 갖춰도 바이러스는 단 1%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기 때문에 100% 완벽한 방역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통계청 11월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한 지난달 전세 물가(0.8%)는 2018년 12월(0.9%)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연합뉴스
통계청 11월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한 지난달 전세 물가(0.8%)는 2018년 12월(0.9%)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하며 11월 소비자물가가 0%대에 머물렀다. 두 달 연속이다. 반면 전셋값은 2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집콕족’ 증가에 축산물을 중심으로 밥상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서민 부담은 더 커졌다.파워볼게임


11월 물가 0.6%↑…코로나19·환율 영향 겹쳐

최근 물가동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물가동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0.6% 상승했다. 지난 10월(0.1%) 비해 소폭 올랐지만 두 달 연속 0%대 저물가를 이어갔다.

물가가 상승 폭이 낮은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면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줄면서 물가도 그만큼 더 떨어졌다. 11월 외식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0.9% 상승에 그쳤다. 지난 10월(1.0%)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공공서비스 물가(-2.0%)도 감소세를 유지했다. 지난 10월에 시작했던 통신비 지원이 지난달에도 일부 계속(통신비 2만원 이하)된 영향이다. 다만 10월보다 지원 대상이 줄어들면서 10월 공공서비스 물가(-6.6%) 하락 폭과 비교해서는 감소세가 줄었다.

저유가로 약세였던 공업제품 물가(-0.9%)는 환율 하락의 영향까지 겹쳐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지만, 환율이 떨어지면서 가격 약세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석유류(-14%→-14.8%)는 지난 10월 비해 지난달 오히려 하락 폭이 커졌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하락에 교육 분야 등 정책지원에 따른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식물가 상승 폭 제한 등 이런 세 가지 원인으로 전체적으로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상승 2년만 최대…밥상물가도 올라
물가 전반은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지만 서민이 피부로 느끼는 집세와 밥상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1월 집세(0.6%)는 월별 기준으로 2018년 6월(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중 전셋값(0.8%)은 2018년 12월(0.9%)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월세(0.4%) 상승 폭도 2016년 11월(0.4%) 이후 최대다.

지난 7월 말 정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월세난이 더 심화하며 집세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월세 가격이 오름세에 대해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월세) 물가상승에 대해서 이유를 분석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밥상물가라고 할 수 있는 농·축·수산물 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지난달에만 11.1% 올랐다. 특히 코로나19의 재확산세 속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등 이른바 ‘집콕족’이 늘면서 식료품 소비가 증가한 것이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11월에는 돼지고기(18.4%)와 국산쇠고기(10.5%)를 중심으로 축산물(9.9%)의 물가 상승 폭이 컸다.

반면 지난 10월(20.2%)에 큰 폭으로 올랐던 채소류 물가는 11월(7.0%)에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장마 등 수해 영향에 지난해 기저효과로 지난 10월 채소류 가격 상승이 유독 컸던데다, 김장철을 맞아 최근 배추·무 출하가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양파(75.2%)와 파(60.9%), 사과(36.4%), 고춧가루(30.8%)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는 이어졌다. 농·축·수산물과 유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1년 전보다 1.0% 상승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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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김앤장·화우..산은은 광장 선임해 법률 대응
재판부, 산은과 한진칼 논리 대부분 수용
입법조사처 “재벌 경영권 위한 편법지원 시비 있어” 주장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KDB산업은행에게 법원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소송 기각이라는 결과는 매우 중요한 의미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을뿐 아니라 한진칼과 산은이 주장했던 핵심 논리가 이번 재판에서 대부분 수용됐기 때문이다. 산은은 이번 재판으로 절차의 정당성을 얻게 됐다.

이번 재판에서 한진칼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화우를 대리인으로 정해 맞섰다. 산은은 재판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핵심 이해관계인으로, 광장 등에서 법률자문을 받았다. 반면 KCGI는 태평양 등을 선임해 이번 재판에 나섰다. 국내 주요 로펌이 일제히 뛰어든 재판에서 김앤장과 화우, 광장 측의 완승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法, “제3자 배정은 한진칼 경영판단”

그간 최대 쟁점은 산은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게 과연 합법적인 절차인가의 여부였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 주축인 KCGI는 이런 절차가 기존 주주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KCGI는 산은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증자에 참여해 10.66% 지분을 확보하면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거라는 주장도 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해주는 대가라는 것이다. 현재 조 회장 측 지분은 41.4%로 3자 연합의 46.71%에 밀리고 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승련)는 항공빅딜 추진을 위한 제3자 배정 방식을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와 ‘긴급한 자금조달’ 사유로 판시했다. 이는 상법의 예외조항과 한진칼 정관에 규정된 제3자 주주배정 사유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한진칼이 산은의(제3자 배정)제안을 받아들인 건 경영판단의 재량범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고 해서 제3자 배정을 무조건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그러면서 이번 딜에서 산은의 기능에 주목했다. 한진칼이 산은을 주요 주주로 확보해 향후 항공사 통합과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진칼의 재무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국책은행인 산은이 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산은으로선 주요 주주로 한진칼 경영에 참여해 그간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한 두 항공사 통합과정을 감독할 수 있다고 했다. 조 회장 등 한진칼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감독은 산은이 그동안 수차례 강조한 내용이다.

재판부는 또 KCGI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대신 대출이나 사채인수, 보유자산 매각, 무의결권 우선주 발행 등을 제시한 게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들 방안이 재무적·경제적 측면에서 한진칼에 이익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기구가 한진칼 주요 현안의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산은의 약속을 믿었다. 그 이유로 △산은이 한진칼 경영진 의사대로 의결권 행사를 하겠다는 약정을 하지 않은 점 △항공산업의 사회경제적 중요성과 건전한 유지를 최우선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요 로펌들이 일제히 가세한 재판에서 한진칼과 산은의 완승으로 볼 수 있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은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KCGI 측의 한진칼 상대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1일 인천국제공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정비창 앞에 양사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KCGI 측의 한진칼 상대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1일 인천국제공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정비창 앞에 양사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KCGI 아직 기회 있다” vs “경영권 분쟁 끝났다”

재판부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면서 KCGI측에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견을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산은을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하더라도 KCGI측이 완전히 경영권 경쟁에서 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시각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조 회장 측과 3자연합의 지분은 각각 36.7%와 40.4%로 희석되고, 조 회장 측과 산은(10.66%)을 한편으로 묶으면 47.36%가 되면서 우위가 달라지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누구도 절반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재판부는 “조 회장 측 지분율이 과반수는 아니어서 3자연합은 (추가) 지분매수나 소수주주 연대로 경영권 변동을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런 법원의 판단은 한진칼 경영분쟁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는 시장의 평가와는 다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은의 참여로 3자연합과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됐다”며 “조 회장 측이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벌써 사모펀드인 KCGI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출구전략을 고민할 거란 말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도 법원 판단과 결이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기간산업을 정상화하고 종사자 고용안정을 보호한다는 정책목표에 많은 국민이 공감한다”면서도 “통상의 기업 구조조정과 다른 방식이어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재벌기업의 경영권 공고화를 위한 편법적 지원 시비 등 사회적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주요정보 공개 등으로 정책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유관부처 협의와 대규모 기금지출에 대한 국회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CGI측은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 “관계 당국과 사법부 고심은 이해하지만 이번 결정이 시장경제 원리와 상법 및 자본시장 원칙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게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3자연합’ 구성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3자연합’ 구성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승현 (leesh@edaily.co.kr)ⓒ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인적 구조조정 없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일부 노조가 제기한 우려와 달리 승무원·조종사 등 직접부분(현장) 인력을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직접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내용이 포함된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일단 우 사장은 통합 이후 고용안정 여부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양사 전체 국내 인력(2만8000여명) 중 약 95%가 직접부분 인력인데 통합 이후에도 공급을 줄일 계획이 없기 때문에 현행 인력이 모두 필요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정년과 자발적 퇴사 등 양사의 연간 자연감소 인력이 최소 1000여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중복 인력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우 사장은 “(중복 인력도) 부서이동을 통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며 “(KDB산업은행과의) 계약서상에도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가 확약돼 있는 만큼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항공은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 사장은 최근 이동걸 산은 회장이 회계법인 추정치로 언급한 연간 3000억원의 통합 효과와 관련해 “이보다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여객·화물 부문의 환승 수요 유치가 늘고 해외시장 판매도 늘어 상당한 수익증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독과점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우 사장은 “양사의 인천국제공항 여객 슬롯 점유율은 약 38.5%로 지방공항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점유율이 떨어진다”며 “해외 역시 시장점유율이 높은 노선이 많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용등급 상승으로 고정지출을 적지 않게 줄일 수 있어서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임차 항공기를 구매로 돌리는 등 구조를 바꾸면 상당한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며 “정비, 조업, IT 등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신용등급 개선으로 양사의 금융이자비용 역시 상당 부분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항공은 5000~6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60~70% 수준의 금융이자를 매년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정비(MRO) 분야에서도 해외 정비 비용을 줄여 효율성 높은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3개월간 정밀 실사를 통해 아시아나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한 후 구체적인 통합(PMI)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재무와 자재, 법무 등 모든 분야의 내부 전문가들로 실사팀을 꾸렸다.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그룹사 전체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후 내년 3월 17일까지 통합계획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기업결합 신고는 내년 1월 14일까지 각국 경쟁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대한항공은 이외에 송현동 부지매각, 한진인터내셔널 지분 매각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 사업의 경우 지난해 대비 약 35% 수준의 여객 공급을 목표로 하고, 코로나 사태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아시아나노조와의 소통 문제 등도 산은 등과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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